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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근길
흰 머리의 중년이 빈 상가건물 입구 계단에 앉아있다.
흰 머리가 많지만 보기에는 50대중반에서 60대초반으로 보인다.
그의 모습은 힘겨워 보이고 지쳐보였다.
가족을 위해 오늘 하루도 열심히 달렸지만 무언가 잘 안풀린다는 느낌이다.
오늘 하루의 삶이 어떠셨는지...
지나가는 길에 사진으로 남겨본다.
나이가 들면서 드는 생각
IMF 시절 즈음에 대학을 입학하였다.
우리정부가 IMF 구제금융을 신청하기로 한 97년 11월은 대학 2학년이던 시절이였다.
모든 사람이 힘들었다.
잘 나가는 대기업들이 부도가 나고 근로자들은 순식간에 실업자가 되었다. 30대 기업중 16곳이 부도가 났고 그 여파로 은행들도 줄줄이 도산하였으며, 우리나라의 실업률은 8.1%에 이르렀다. 단란한 가정은 하루아침에 붕괴되었다.
그 당시 나는 굉장히 오만한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사실 당시에는 자신감이였다.
IMF로 실업자가 된 아버지들의 모습이 뉴스에 나올때 마다 "왜 저렇게 살아야 하나?", "나는 저렇게 살지 말아야지" 라고 생각했다.
그런 생각을 가지는 근간에는 "외부적인 환경때문에 실업자가 되는게 말이나 되는 건가?, 내가 실력이 있다면 IMF 든 그 어떤것이든 간에 실업자가 되지는 않았을 것이야!" 라는 것이 있었다.
나름 열심히 살았다. 방학때에는 건설현장에 아르바이트하면서 부족한 가정살림에 나름대로 재정적인 독립을 할려고 노력했고, 공부도 열심히 하였으며 4학년때에 누구나 들어오고 싶어하는 기업에 단번에 취직을 하였다.
나는 내가 잘나서 그런줄 알았다.
나름 열심히 했지만 그것도 나름이고 지금 돌이켜 생각하면 내가 취직하게 된것도 외부적인 요인 때문이였다.
내가 졸업하는 시기는 2001년 IMF 채무를 최종상환하고 경제가 턴어라드하는 시기라 신규인력의 채용도 점차 늘어나던 시기였다. 나는 그런 흐름에 편승되어 취직이 되었을 뿐인데 나의 실력이라고 생각하였다.
지금의 나를 보면 내가 한 가족의 가장으로서 이룬것이 뭐가 있나? 결과론적으로 지난 생각들은 오만한 생각이였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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